-
이단체포작전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진행
정적이 맴돌았다. 십수명의 인원이 다음 말을 조용히 기다렸다.
-
금일 오후 자유구역 마리타구에서 시행될 예정입니다.
??
무슨 이상한 사건이 꼬였길래 체포작전이 열려?
진행
곳곳에서 낮은 탄식이 터져나왔다. 하나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하자 회의실 내부는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
여기 사건 많은 거 전국민이 알아요. 별 것도 아닌 걸로 트집 잡힌 거 아녜요?
??
뭐, 사건 많은 것치곤 체포작전 텀이 길긴 했잖아요. 마리타구는 오년은 됐죠? 순찰 차원에서 한 번씩 도는 거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
순찰은 무슨. 고작 순찰씩이나 돌리려고 전국에서 사람 모아와요? 누가 들으면 성기단은 일 안 하는 줄 알겠네.
??
제보는 어디로 들어간 겁니까? 저희쪽에선 보고 받은 게 없는데.
??
이쪽도 없었어요. 검찰쪽은요?
-
없습니다. 국가수사본부 쪽으로 직접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
마리타구 전체를 뒤질 건 아닐 거 잖아, 어디 지역인지는 알아요?
??
아뇨. 이런 식으로 당일에 통보하는 건 이례적이긴 해도 원래 시행 직전까지 정확한 위치나 시간은 알 수 없어요.
진행
소란 사이로 지하도시를 포함하여 자신이 추측하는 지역명을 중얼거리는 소리가 섞였다.
진행
큰 의미는 없는 일이었다. 체포작전 시행의 통보가 내려온 이상 신전 측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전무했다.
??
추기경님은 뭐라고 하세요?
-
별 말씀 없으셨습니다.
??
아무리 그래도 체포작전 때까지 느긋하실 줄이야…
??
자유구역에서 시행됐던 체포작전에 한 번도 말 얹으신 적 없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이 회의도 유난이라고요.
??
그럼 손 놓고 있어요? 우리라도 신경 써야지.
??
그래서 지금 뭘 할 수 있어요? 이제와서 성기사단 내보낼 것도 아니고. 추기경님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데엔 이유가 있겠죠.
??
체포작전이 대신전에서 하는 일이란 걸 잊은 건 아니시죠?
??
그래서요. 뭐 걸리면 안 될 일이라도 있으세요?
진행
소란은 무의미한 싸움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누구 하나 나가 떨어지기 전에 끝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알 수 있었다.
진행
싸움이 격해지기 전, 누군가 손을 들어 올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메르세데스 비센티
이만 복귀해도 되겠습니까? 체포작전도 시행되는 마당에 다들 자리 오래 비우시는 건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진행
더이상 불만을 표하는 사람은 없었다.
진행
목소리를 높이던 사람들도 적당히 말을 매듭 지으며 하나둘 회의실 밖으로 나갔다.
진행
신전에 평화가 찾아왔다.
진행
02:: 동지(冬至)
메르세데스 비센티
뭐 이런 걸로 사람을 죄다 불러. 그냥 공지 내리면 될 걸.
안토니오
작전 전까지 유출되면 안 되니까.
메르세데스 비센티
알겠는데, 방금 건 유난이 맞아.
안토니오
체포작전 처음이잖아.
메르세데스 비센티
여기서나 처음이지. 파괴 있을 땐 지원도 나갔어. 그래. 뭐 거기도 위에서 저렇게 굴었을지는 모를 일이지.
진행
메르세데스가 질린다는 얼굴로 주머니를 뒤졌다. 소리를 꺼둔 휴대폰의 화면을 몇 번 두드리다가 특이사항이 없는지 다시 집어넣었다.
메르세데스 비센티
사실 상 꼽 주려고 부른 거 아냐. 일을 어떻게 하길래 체포작전이 열리냐는. 국가수사본부 직통으로 들어간 걸 누가 어떻게 알아?
안토니오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은 게 아니라 지난 일반 사건 중에서 분별해내지 못한 거라고 생각할 걸.
메르세데스 비센티
바빠죽겠는데 별…
진행
메르세데스의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반사적으로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다.
메르세데스 비센티
그래 조용할리가 없지...
진행
낮게 중얼거린 메르세데스는 먼저 간다는 짧은 인사만 남기고 빠르게 자리를 떴다.
진행
메르세데스가 시야에서 멀어진 뒤에야 안토니오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진행
아직 이른 시간이었으나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진행
“아이고, 미안합니다.”
진행
모퉁이를 돌다 마주오던 사람과 살짝 부딪혔다.
진행
기계적으로 인사를 하고 지나치려던 찰나, 상대가 아는 사람이었음을 눈치채고 그를 향해 돌아섰다.
안토니오
교수님.
진행
“으응? 아, 이런. 못 알아볼 뻔 했네.”
진행
주교복을 입은 자는 아카데미 재학 시절의 스승이었다. 몇 년 전 그가 교수직을 내려놓고 신전 내근직이 되었다는 것은 들었으나 직접 마주한 것은 처음이었다.
진행
오랜만에 마주한 스승은 그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진행
“일은 잘 하고 있지? 어깨는 이제 괜찮고?”
안토니오
괜찮습니다.
진행
“그때 얼마나 놀랐는지, 하하.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다 그랬을거야.”
안토니오
십오년은 지난 일인데 이제 잊어주십시오.
진행
“그거 얼마나 중요한 일인데. 또 누가 그렇게 될 줄 알고? 그래서 요즘은 지병이나 부상 이력도 미리 물어본다니까.”
진행
과거를 곱씹던 스승은 창 밖을 보고, 자신의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진행
“바쁜 사람 붙잡고 있는 거 아닌가 몰라. 뭐 필요한 일은 없나? 얼마든지 도와주지.”
안토니오
...하나 있긴 합니다.
진행
신전 지하에 위치한 자료실에 조명이 켜졌다. 스승은 자료실의 열람을 허가해주고 떠났다. 물론 그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진행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공기가 울렸다. 사방이 완전히 꽉 막힌 공간임이 느껴졌다.
진행
연도와 날짜 순으로 이어진 책장을 지나 각 구역별로 기록해둔 중요 사건 파일을 찾는다. 오십년은 더 지난 날의 기록을 찾기 위해서 제법 깊은 곳까지 들어가야했다.
진행
핸들을 돌려 랙을 일일히 밀어낸 뒤 안에 든 파일을 확인했다.
진행
이단체포작전의 시초 격인 이단청소사건과 관련된 파일이다. 전국 단위로 벌어진 일인만큼 파일의 두께도 상당했다.
진행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구역별로 라벨링이 되어있어 죄다 열어봐야하는 수고는 덜었다.
진행
‘***년 - 축일로부터 전국적으로 미해결 사건의 조사가 시행’
진행
구역별로 조사에 참여한 사람의 리스트가 있다. 오래된 형식에 펜으로 이름을 하나하나 적은 것이 세월을 그대로 보여준다.
진행
이곳에 있는 파일은 모두 원본이 아닌 복사본이다. 곳곳에 종이의 구겨짐과 그을음을 포함한 훼손상태가 그대로 복사되어 있다.
진행
뒷장으로 넘기자 훼손된 파일을 복원했다는 문구와 말끔한 이미지가 함께 있었다. 비교적 최근의 형식으로 수정되어있었으며, 모든 사람의 이름과 소속 신전이 타이핑되어 나열되어있다.
진행
두 장을 나란히 두었다. 한 쪽은 온전한 내용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시간을 충분히 두고 비교하면 두 장의 내용에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눈치채는 건 어렵지 않았다.
진행
‘조사 중 이단 관련 단서 발견, 작전 변경’
진행
‘***년 - 7월 22일 창조구역 남서쪽에서 이단 폭동 발생’
안토니오
...
진행
‘대신전, 창조신전 성기사 출동하여 제압 시도. 제압 과정 중 폭도들의 위험물 투척 등으로 사상자 발생’
진행
‘최종 15명 체포, 부상 21명 사망 8명(추정) 실종 17명(추정)’
진행
이후로는 빛 바랜 자료 사진 몇 장과 진술서가 보고서를 장식했다. 마찬가지로 원본이 아닌 복사된 진술서는 자필로 작성되었지만 내용을 온전히 볼 수 있을만큼 멀쩡한 것은 많지 않았다.
진행
진술서 묶음의 가장 윗장에는 ‘자료 일부 유실’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복원하려는 시도조차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진행
안토니오는 그나마 가장 멀쩡한 것을 찾아냈다.
진행
‘기이한 빛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은 너 나 할 것 없이 움직임을 멈췄다. 일몰 전임에도 빛이라고 인지 할 정도로 밝았지만 눈이 부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길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빛이 사라진 후에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살폈다. 그 자리에서 더 이상 싸울 의지는 없었다.’
진행
‘그 마을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마치 거대한 칼날에 잘려나간 것처럼 어느 부분부터 흔적도 남지 않았다. 사라진 위치에 있던 사람들 모두 머리카락 한 올도 남지 않았다. ■■이 ㄹ 생ㄱ ㅈ ’
진행
글씨가 순간 일렁거렸다. 문장은 읽었으나 판독이 되지 않는다.
진행
잠깐 서류에서 시선을 돌려 눈을 깜빡였다. 시간이 지난 기록을 읽을 때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진행
‘사라진 위치에 있던 사람들 모두 머리카락 한 올도 남지 않았다. 주술이라고 생각되지만 그것에 대한 진실은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진행
문 너머에서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평소 조용했기에 그 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느껴진다.
진행
하던 것을 내려두고 천천히 문 앞까지 다가갔다. 문에 귀를 갖다대자 대화 소리까지 선명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일 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낯선 목소리는 한둘 정도가 아니었다.
진행
그럼에도 분위기는 험악하지 않았다. 종종 웃는 소리도 섞여 들려왔다.
진행
문을 똑똑 두드렸다. 순간 문 너머의 대화소리가 멈췄다. 그리곤 천천히 문이 열렸다.
하나비
으응? 왜 왔어?
진행
문을 연 것은 하나비다. 그의 뒤로 상점과, 처음 보는 사람이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하나비의 표정이 평화로운 것으로 보아 위험한 건 아닌 것 같았다.
??
안녕! 만나서 반가워!
??
안녕하세요?
??
어머~ 귀여워라!
진행
몇 사람이 다가와 몸을 숙이고 눈을 맞추며 인사했다. 악의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진행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로 답하는데도 눈 앞의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
하나비
애가 낯을 가려서 말을 잘 안 해요. 이름은 미아~
미아
...
진행
하나비가 대신 소개를 했다. 괜찮은 것 같았다.
진행
이름을 들은 사람들은 더욱 친근하게 말을 이어갔다.
??
미아는 용감하고 씩씩하기도 하구나? 언니 이름은 이월이야. 1월 다음에 그 2월! 쉽지?
진행
여전히 고개만 끄덕여 답했다.
진행
입을 전혀 열지 않는데도 그들은 대화를 이어가거나 손을 내밀기도 했다. 그러길 한참, 그들은 시간이 늦어서 가봐야한다는 말을 했다.
하나비
창조 신전으로 가시는 거예요?
??
헉 혹시 가는 길을 아시나요?
하나비
뭐어~ 근처까지는?
진행
그들은 하나비에게 지금 길을 잃었으니 가는 길을 알려줄 수 있냐고 물었다.
하나비
창조 신전이라...
진행
하나비는 고민하듯 말을 흘리다가 어깨 위로 손을 올렸다.
하나비
자, 미아. 어른들 잘 가시라고 인사하자~
진행
그건 일종의 신호였다. 마을 사람들도 모르는 신호.
진행
눈 앞에 있는 외부인들과 하나하나 눈을 맞추며 손을 흔들었다.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채 같이 손을 흔들어주거나 다음에 또 만나자며 진짜 인사를 했다.
진행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자 그들은 모두 사라졌다.
미아
가운데로 보냈어.
하나비
응 고마워~
미아
주스 줬어?
하나비
줬지~
미아
그 옷 입은 사람들은 조심해야한다고 했잖아.
하나비
방금은 괜찮아. 아는 사람이었어, 미아한테도 친절했지?
미아
응.
진행
친절했지.
진행
하나비는 빈 잔을 하나둘 치우기 시작했다. 가게 안은 평소처럼 다시 잔잔해졌다.
진행
안 쪽 창고를 드나들던 하나비가 시간을 확인하더니 무릎을 굽혀 시선을 맞췄다.
하나비
마을에 무슨 일 없었어?
미아
없었어.
하나비
그래도 한 번 다녀와야겠다. 문 열어줄래?
진행
열려있는 문 너머로 창고의 모습이 보인다. 술통과 상자, 작업대와 잡동사니들이 한 가득 있다.
진행
하나비가 가볍게 붙잡고 있는 문을 양 손으로 밀었다. 낡은 나무 문은 끼이익 거리는 소리를 내며 닫혔다.
미아
오늘은 이제 아무도 안 올거야. 마을에 있어.
하나비
응? 아직 정리를 다 안 해서 다시 와야되는데~
미아
아니야. 나랑 있어.
하나비
알았어, 알았어. 마을만 둘러보고 올게.
미아
돌아와야해.
진행
새끼손가락까지 제대로 걸었다.
진행
안심하고 닫았던 나무 문을 다시 열었다. 너머에는 창고가 아닌, 넓은 방 안이었다.
진행
침대와 책상, 수납장, 가구들이 있는 평범한 방이다. 방 한쪽에 달린 창문 너머로 마을 사람들이 떠들며 지나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하나비
금방 다녀올게. 이쪽 문은 이제 열면 안 돼.
진행
오늘은 아무도 오지 않을 거라고 말했건만. 하나비는 평소와 같은 주의를 주며 너머로 상점이 보이는 문을 닫았다. 닫힌 문은 말끔했고, 삐그덕거리는 소리 한 번 나지 않았다.
진행
창문 너머의 풍경과 마을 사람들의 옷차림으로 보아 여름이다. 그럼에도 방 안은 묘하게 한기가 돌았다.
진행
방 안을 채운 가구들에서 하나같이 생활감이 느껴졌다. 벽에 걸린 달력은……
미아
왜? 뭐가 궁금해?
안토니오
...
미아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
진행
-중앙 하늘색 칸에서 시작합니다.
-1d6 다이스를 굴려 나온 수만큼 이동이 가능합니다.
-파란색 칸에 도착하면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파란색 칸에 도착했을 때 다이스의 수가 남았어도 사라집니다.
-다이스는 총 10회 굴릴 수 있으며, 이동 루트는 상의 하에 진행하시면 됩니다.
박태하 - 판정 1D6 (1D6) > 3
진행
탁자 위 작은 바구니와 여러장의 편지 봉투가 있다. 안에는 천과 바느질 도구가 있다.
진행
편지 봉투 안에는 편지지도 함께 있으며 글이 적혀있음을 인지했으나, 내용은 전혀 읽을 수 없다.
안토니오
...
미아
난 아직 글 못 읽어.
안토니오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
미아
궁금해도 이젠 못 봐.
진행
편지 봉투 겉면에 붙여진 우표가 제각각이다. 여러 구역에서 온 편지로 추정된다.
진행
~다음~
박태하 - 판정 1D6 (1D6) > 1
진행
~다음~
박태하 - 판정 1D6 (1D6) > 1
진행
4/10
박태하 - 판정 1D6 (1D6) > 3
진행
작은 책상과 의자. 크기로 보아 주인이 누군지 쉽게 알 수 있다. 책상 위로 색연필과 작은 책, 스케치북등이 난잡하게 놓여있다.
진행
책 : 얇은 책이다. 너무 얇아서 노트나 수첩처럼 보이기도 하다. 내용도 그다지 많은 분량은 아니다. 다만 중반부 이후로는 까만색 잉크로 그어진 부분들이 있다. 잉크 주변으로 색연필로 덧칠한 흔적이 있다.
미아
마을 사람들은 전부 그 이야기를 알아.
안토니오
글이 지워져있습니다.
미아
이건 마을 밖으로 나갔던 책이야. 책방 아저씨가 모아온 것 중에 하나 가져온 거. 그냥 버리긴 아깝잖아.
진행
5/10
매....ㄱ..주... - 판정 1D6 (1D6) > 6
진행
자잘한 물건이 보관된 서랍장. 유독 손잡이가 닳은 부분을 열자, 말린 하얀색 꽃과 허브가 담긴 주머니가 있다.
미아
하나비가 술 만들 때 써.
안토니오
어디서 가져오는 겁니까?
미아
오두막 주변인 거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어.
안토니오
이름은 아십니까?
진행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고민이 이어진 후 가볍게 답이 돌아왔다.
미아
에리카.
진행
6/10
매....ㄱ..주... - 판정 1D6 (1D6) > 4
진행
자잘한 물건들로 꾸며진 장식장. 그 중 눈에 띄는 나무조각이 있다. 어딘가에서 본 적 있다.
미아
내가 태어났을 때 누가 만들어줬다고 하나비가 말해줬어. 그게 누구인지는 하나비도 잘 모른대.
진행
7/10
매....ㄱ..주... - 판정 1D6 (1D6) > 4
진행
조금 전 하나비와 함께 나온 문이다.
문이 닫히기 전엔 이 너머로 상점의 모습이 보였다.
진행
다시 문을 열자 상점이 아닌, 조금 더 넓은 방이 나왔다. 일반 가정집같은 느낌이다.
진행
8/10
매....ㄱ..주... - 판정 1D6 (1D6) > 3
진행
작업대 위로 빈 와인 병 세 개가 있다. 라벨이 붙어있는 것 하나와 아무것도 없는 것 두 개.
미아
꽃이 들어가면 스티커를 붙인다고 했어.
진행
9/10
매....ㄱ..주... - 판정 1D6 (1D6) > 5
진행
평범한 주방이다. 식기와 보통의 주방용품들. 그 중 유리잔은 눈에 띄게 수가 많다.
미아
여긴 마을 사람들이 많이 와. 그럴 때마다 하나비가 늘 주스를 줘.
진행
10/10
매....ㄱ..주... - 판정 1D6 (1D6) > 5
진행
생활감이 있는 유리장이다. 투명한 유리 너머로 화려한 접시와 커피잔, 앤티크 시계가 보인다. 어째서인지 시계는 반대편을 향하고 있어 시간을 알 수 없다.
미아
위험하니까 열면 안 된다고 잠갔어. 열쇠는 하나비가 가지고 다녀.
진행
~종료~
진행
쿵쿵쿵
진행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대답없이 흔들리는 문을 가만히 쳐다볼 뿐이었다.
??
아무도 없나? 미아야~
진행
익숙한 목소리에 곧장 달려가 문을 열었다.
천서
집에 혼자 있어?
미아
응. 마을 보고 온다고 했어.
천서
어? 못 봤는데. 언니 언제 오는지 알아?
미아
몰라. 그래도 금방 올 거야.
천서
으으~ 좀 급한데~ 일단 알았어. 마을 근처에 수상한 사람들 있으니까 집에서 나오면 안 돼!
진행
정말 급했는지 알겠다는 대답조차 듣지 않고 떠나버렸다. 뛰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다시 문을 닫았다.
진행
문이 닫히며 일으킨 바람에 벽에 걸려있던 달력이 펄럭거렸다.
진행
지나간 날짜에 엑스표를 친 것이 눈에 들어왔다.
안토니오
...오늘 며칠입니까?
미아
7월 22일.
진행
‘***년 - 7월 22일 창조구역 남서쪽에서 이단 폭동 발생’
진행
정말로 하나비는 금방 돌아왔어. 혼자가 아니라 마을 사람 여럿과 함께.
진행
집 안에서 이것저것 챙기면서 나에게 말했어.
하나비
‘누가 문을 두드려도 조용히 있어야 해.’
하나비
‘억지로 들어올 것 같으면 그땐 다른 곳으로 움직여도 괜찮아.'
하나비
‘내가 못 오게 되면 다른 사람한테라도 부탁해서 널 데리러 올 거야. 미아는 기억을 잘하니까 마을 사람들 다 알고 있지?’
하나비
‘그래. 미아한테 친절한 사람들. 목소리만 들어도 아는 사람들.’
진행
문이 닫히기 전에 내가 말했어.
미아
돌아와야해.
진행
문과 창문을 가린 커튼 틈새로 햇빛과 소음이 새어들어왔어.
문을 두드리는 소리도 몇 번 들렸어.
진행
나는 언제든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었어. 그래서 소음이 들어오지 않는 곳으로 계속 도망갔어.
진행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집에서 조금씩 멀어졌어.
진행
그 날은 아무리 기다려도 해가 지지 않았어.
진행
여름이었고, 내가 생각하기엔 아주 오래 기다렸던 것 같아.
어쩌면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지.
진행
내가 해야할 일에 대한 강한 확신이 드는데, 그만큼 나의 한계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어.
??
미아.
진행
그런 중에 아는 목소리가 들리는 거야.
??
찾았습니다. 몸 괜찮으십니까?
진행
하나비가 괜찮다고 했던 사람이.
진행
그곳에 가면 내가 뭘 해야할지 알게 돼.
그리고 그걸 따르는 건 내 의지와 상관없어.
진행
모든 소란이 가라앉은 후에야 바깥으로 나올 수 있었다.
진행
간만에 마주한 마을은 낯설었다. 사라진 사람들은 아는 숫자를 모두 써도 셀 수 없었다.
진행
누구도 나에 대해 묻지 않았다. 어른들 일에 휘말린 어린아이라는 이름표는 침묵을 유지할 명분으로 충분했다.
진행
내가 해야할 일은 명확하고 그걸 위한 선택을 할 뿐이다.
진행
나를 둘러싼 모든 상황과 선택은 내게 모두 동일한 무게를 지녔고 스쳐간 결과도 어느 것 하나 특별하지 않았다.
진행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분명 같은 선택을 할 게 분명했다.
진행
새 이름은 사회에 속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진행
경계에 서 있는 존재는 언제나 이름을 의심 받는다.
진행
십수년이 지나도록 나는 외부의 존재였다.
진행
만들어진다는 건 분명한 목적으로 세상에 존재한다.
이유를 찾아야 할 필요도 없이 존재하는 동안 끊임없이 목적을 이루어야 하는 것.
진행
목적을 다한 것은 어떻게 되는가?
진행
마침내 이방인이 아니게 되어서야 나는 무얼 해야할지 아는 일도, 따르는 일도 필요가 없어졌다.
진행
그건 선고다.
진행
이방인의 일에 간섭할 수 없음을 알리는 선고.
진행
할 수 있는 일은 기억뿐이었다.
진행
이제 누가 그곳을 누가 알겠는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진행
나는 내가 두고 온 사람들을 떠올리길 멈출 수 없었다.
-
난 항상 내가 있는 위치에 두려움을 느꼈다.
-
내가 그들에게 어떤 사람인지, 그런 나는 대체 누구인지.
-
의심하면 두려움은 사실이 된다.
-
그런 내가 선택한 것은, 내 존재를 지키기 위해 그저 내가 있는 위치에서 가만히 있는 것이다.
진행
***년 12월 26일
안토니오
오늘 오전 창조구역에서 이단체포작전이 공식적으로 종료되었습니다. 전체기간 합쳐 체포 인원 총 열여덟 명, 신관및시민 포함하여 부상자는 있으나 사망자는 없습니다.
안토니오
이동경로 추적 결과 지하도시에 창조구역으로 향하는 통로가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체포작전 시작 직후 일부 인원이 해당 통로로 창조구역까지 이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안토니오
16년 전 화재 당시에 발견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증언을 받았으나 그 이전부터 쓰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
요란하던 시작과 달리 체포작전 종료 후 보고는 일대일로 이뤄졌다. 추기경은 앞에 놓인 체포자들의 신원이 적힌 파일에 눈길도 주지 않고 브리핑을 듣기만 했다.
진행
꽤 긴 정적이 흘렀다. 그러는 동안 안토니오는 한 걸음도 떼지 않고 헛기침조차 하지 않았다.
안토니오
마을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안토니오
만족하십니까?
리니얼 비센티
그런 감상을 갖기엔 시간이 너무 지났어. 네가 보기엔 어떻든?
안토니오
제가 신경쓸 게 있었습니까? 그곳이 오십년 간 어떤 상태였는지,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를 맞았는지도 모릅니다. 흔적이 사라진 것으로 추측할 뿐 입니다.
리니얼 비센티
쓸데없이 일 벌렸다는 말을 길게도 하는구나. 맞지. 그냥 미련이라고 생각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끈질기게 기억하는 것 뿐이야.
안토니오
이해가 잘 안 됩니다.
리니얼 비센티
나도 이해가 안 돼. 어쩌면 아무 의미 없는 일이었을 지도 모르지.
진행
어느 시대의 시인이 옳았다.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었다.
리니얼 비센티
정말이지 이해가 안 돼.
진행
**
안토니오
이게 뭔지 아십니까?
진행
은색 책상 위로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책 한 권이 내밀어졌다. 겉보기에도 낡았으나 인쇄방식이나 재질로 보아 오래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피아 클라인
제가 옛날 책들을 많이 모으는 편이긴 하지만 표지만 보고 알진 못하는데요~
안토니오
이번 체포작전에서 수집한 증거품입니다. 체포작전 기간 중에 체포팀과 접촉하신 걸로 압니다.
피아 클라인
그렇게 말하시면 모른 척은 못하겠네요~ 하지만 표지만으로 구분 못하는 건 사실이에요. 제가 가진 것과 같은 내용인가요?
안토니오
유사한 내용이라고 전달 받았을 뿐입니다. 가지고 계신 건 무슨 책입니까?
피아 클라인
옛날 이야기라고 할까요? 동화나 실록 같은 건 아니에요. 그래, 구전. 구전이 좋겠네요~
안토니오
이단체포작전은 다른 것보다 처벌이 높은 편입니다. 가볍게 말씀하실 일은 아니예요.
피아 클라인
저도 잡혀가는 걸까요~?
안토니오
그렇게 될 일은 없습니다만, 주의해서 나쁠 건 없지요.
진행
피아 클라인이 손을 뻗어 책을 조심스레 넘겼다. 훼손되지 않도록 얇은 종이를 천천히 넘기며 내용을 훑었다.
진행
글이 많은 책은 아니었다. 중반부를 넘길무렵, 인위적으로 글이 지운 흔적이 나타났다. 이후로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지워진 부분의 비중은 늘어났다.
피아 클라인
제가 가진 건 고대어가 섞여있어요. 그래도 전체적인 흐름은 비슷해요. 이런 식으로 문장이 지워진 부분이 있는 것도 똑같고요. 누가 일부러 지웠다고 생각 되네요~
안토니오
왜 일부러 지웠다고 생각하십니까?
피아 클라인
응? 이 답변도 중요한가요?
안토니오
아니요. 개인적인 질문입니다.
피아 클라인
야기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존재해요. 내용에 불만이 있었던가, 아니면 이해하고 싶지 않았던지도 모르죠.
피아 클라인
눈 앞에서 치워버리면 그만인걸 굳이 지우고 싶었던 심정까지는 잘 모르겠네요~
안토니오
...
피아 클라인
그래도 제껀 낡았긴 해도 이정도로 다 지워지진 않았는데. 고대어가 섞여있어서 그런가?
안토니오
뒷 내용을 아십니까?
피아 클라인
저도 궁금하긴한데, 아직 끝까지 해석을 다 못 했어요.
안토니오
그렇습니까.
피아 클라인
나중에 다 하면 알려드릴게요~
안토니오
괜찮습니다. 이만 가보셔도 됩니다.
진행
의자 끌리는 소리가 방 안을 채웠다.
진행
피아는 생글 웃으며 가볍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스스로 조사실의 문으로 향했다.
피아 클라인
하나 물어볼 게 있어요.
안토니오
네. 말씀하세요.
피아 클라인
이거 정식 취조도 아니고 저 건너편에 아무도 없죠?
안토니오
네. 시간 뺏어 죄송합니다.
피아 클라인
아니에요~
진행
가볍게 문이 닫혔다.
진행
안토니오는 책상 위 덩그러니 놓인 책을 가만히 보기만 했다.
진행
빛 바래고 낡은 아주 오래된 것.
진행
겉표지를 손으로 쓸다가 천천히 페이지를 넘겼다.
진행
전체 문장이 까만색 잉크로 죽 그어진 페이지다. 잉크가 묻은 곳은 종이는 버석거리고 손가락으로 쓸면 묻어나기까지 한다.
진행
어찌봐도 무채색뿐인 책인데 손 끝에는 거뭇한 자국과 함께 희미한 색색깔이 비쳐나온다. 색연필 가루다.
진행
내가 하지 않았지만 내가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느끼는 이 기억의 결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진행
모든 기억을 가져오더라도 그건 지나간 기억일텐데.
진행
나를 둘러싼 모든 상황과 선택은 내게 모두 동일한 무게를 지녔고 스쳐간 결과도 어느 것 하나 특별하지 않을 것이다.
진행
동지(冬至) 종료
진행
수고하셨습니다~~~~~~
'0.5'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50626 하지(夏至)2 (0) | 2025.07.02 |
|---|---|
| 250427 하지(夏至) 1 (0) | 2025.07.02 |
| 240824 우수(雨水) (0) | 2025.07.02 |
| 0204 눈 온 뒤 맑음! (0) | 2025.02.05 |
| 0203 눈 온 뒤 맑음! (0) | 2025.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