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n
진행
자유 구역 전 추기경 로완 비센티의 사망 소식이 로위나 전역에 퍼져나갔다. 그의 나이 아흔둘로, 노화로 인한 자연사였다. 병원이 아닌 그의 자택 침실에서 숙면을 취하듯 편안히 잠들었다 전해진다.
이 소식이 보도된 후, 대신전과 자유 신전에서 일주일간의 추모식이 진행됐다. 많은 사람들이 한때 평생을 바쳐 한 구역을 돌봐왔던 그에게 애도와 명복을 전하기 위해 신전에 들렀다.
추모식이 끝난 후에야 그의 가족들은 따로 자택에 모였다. 로완 비센티는 슬하에 모두 네 명의 자식과 열한 명의 손주들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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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하
한솔아...
main
진행
00 : 입동(立冬)
other
박태하
11명이면 거의 인당 3명씩인데 대단하시구만
main
진행
명목상 친족 간의 장례의식이었으나 이미 입관식과 발인식은 물론 자연장까지 모두 끝낸 후였다. 로완 비센티는 생전 법적으로 필요한 사항들을 모두 정리해두고 죽음마저 계획된 일인 것처럼 떠났으니, 흔히 일어난다는 그 유산 싸움을 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 하여 가족의 상실에 따른 아쉬움과 슬픔을 나눌 만큼 각별한 사이도 아니었다. 일 년에 두 번 이상은 모임이 있었으니 오랜만에 얼굴 본다는 핑계도 못 될 터였다.
그러니 형식뿐인 자리다. 굳이 그럴싸한 이유를 붙여보자면 유품정리 정도일까. 이것조차도 큰 의미는 없다. 비센티만 있으면 되는 자리다.
검은 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집안으로 하나둘 들어선다. 어느새 가득 찬 거실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별 의미 없는 대화를 하다가, 이내 집 곳곳으로 흩어졌다.
거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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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리버트
워후
진행
오늘만..게임하자
과몰입 황한솔
우와아~~~~~~~~~~~~~~~~~~~~~~~~~~~~~~~~~~~~~~
[메르세데스]
메르세데스
캐림
얍
성 혼
일케?
캐림
어서와요
진행
네!
캐림
기본 진행 흐름이 뭘까?
성 혼
그러게여
만약 마커를 움직일거면 어디로 이동하는게 좋을까요
캐림
보라색층...어딘가...?
진행
여긴 2층 도는 것이 기본
성 혼
좋다
자물쇠 바로 가면 뭔가요? 게임?
진행
[복도]한적한 2층복도. 로완 비센티는 물건을 쌓아두는 사람이 아니었고 집을 꾸미는 일에도 흥미가 없었기 때문에 소소한 장식조차도 없다.
아뇨 잠겼어요
성 혼
ㅇㅎ 감사해여
캐림
텅빈 복도구나...
성 혼
바로 옆 가볼까요?
캐림
좋아요! 언니가 움직이자
성 혼
이렇게 들어가도 되나요 총괄님
진행
잘 안 보이는군
말풍선아이콘으로 가심 돼여~
캐림
얍
진행
[침실] 특이한 점 없이 평범한 침실. 안에 누군가 있다.
성 혼
감사합니당
캐림
문 두들겨볼까?
성 혼
두들겨도 되나요?
캐림
마음대로 행동하는거니깐
성 혼
*두드린다
캐림
(똑또로도독똑똑 두유워너빌더 스노우맨~)
진행
메르세데스는 노크를 했다. 안에서 들어오라는 말 소리가 들린다.
캐림
(문을 열고 들어갑시다)
성 혼
(*들어간다~
리니얼 비센티
어머, 한창 바쁠 땐데 자리를 비우게 돼서 어째.
메르세데스 비센티
시간 내는 게 뭐 어렵다고요.
리니얼 비센티
그래...,마침 왔으니 받아가면 되겠다.
진행
열쇠를 얻었다.
캐림
(다행이다 우리한테 캐입 안시켜서...........
진행
깨끗하게 관리한 티가 나지만 오래된 열쇠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성 혼
(글러게
캐림
(메르세데스를 조종해... 열쇠를 사용하러간다
성 혼
(이제 저기 자물쇠 쓰면 되는걸까
(저기다 마커 놓을까?
캐림
(고고
진행
열쇠를 사용하여 문을 열었다.
[서재] 생각보다 넓지 않은 서재. 방 크기에 비해 서적이 많아 얼핏 서재보다는 도서관에 가깝다는 인상을 준다.
이전에 이 서재에 드나들 수 있던 사람은 주인인 로완 비센티를 제외하고 두 사람뿐이었다.
그중 메르세데스는 포함되지 않는다.
캐림
(그 두 사람이 누굴까
(서재를 둘러볼까요?
성 혼
(둘러본다)
(뭘해야할지 고민하고있었어
캐림
(호오)
진행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코끝에 오래된 종이 냄새가 훅 끼쳤다. 동시에 내부의 공기가 복도와 다른 것을 느꼈다. 책 보관을 위해 온도나 습도를 조절해둔 것으로 추측된다.
메르세데스는 서재를 한 바퀴 둘러봤다. 절대 적은 양이 아니었지만, 수많은 책과 서류들에 나름대로 규칙성이 보였기에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았다.
선택 1 2 3 순서 상관없습니다
성 혼
(선택 1먼저 할까여
캐림
(그럼에도 123순으로 보고싶어
(통했다
성 혼
(선택 1을 고릅니다)
진행
[앨범] 제법 두툼하다. 표지의 색이 바래진 것으로 보아 누구네들 사진이 있을지 예상되어 그다지 보고 싶진 않다만...
캐림
(((봐!!!!!!!!!!!!!!!!)))
성 혼
(애들 어린 시절도 있을까
캐림
(그럼 좋겠다
진행
(열어본다....) 젊은 시절의 로완 비센티-신전에서 본 적 있는 모습이다-와 그의 가족들의 사진이다. 오육십 년은 된 것 같다. 어째 하나같이 그대로 컸는지 누가 누군지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캐림
(조금 더 살펴볼까?)
진행
[리니얼 비센티의 사진] 어느 건물을 배경으로 혼자 찍힌 사진이다. 서너살 될까 싶은 어린 모습. 무언가를 들고있으나 해상도가 좋지 않아 알 수 없다. 인형 같은 것일까?
캐림
(저 꽁지머리 귀여워)
성 혼
(오
캐림
(옆집에서 찾은 갈색 그거같은데?
진행
그들의 어린시절같은 거 진짜 안 궁금하고 알고싶지 않다. 넘기자.
캐림
(궁금해 해!!!!!!!!!!!!!!!!!!!!!!!!!!!!!)
(우선 2번 볼까?)
성 혼
(ㅋㅋㅋㅋㅋㅋㅋㅋ좋아요
(선택 2 고릅니다)
진행
[서류] 시기별로 정리된 서류들. 추기경 업무와 관련된 것은 아니다.
손으로 파일을 훑으며 넘겨보다 파일 하나가 눈에 들었다.
캐림
(마찬가지로 천천히 살폅봅니다.
진행
1/2[미등록 아동 신고 신청서]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듯, 종이 일부가 변색되었다. 파일에 표시된 날짜는 57년 전의 여름으로, 그 기간을 생각하면 나름 잘 보존된 편인 것 같다.
2/2[입양 신고서] 앞 서류에서 약 한 달 뒤에 작성된 서류다. 아동의 사진-앨범에서 본 그 사진이다-과 이름-리니얼-, 입양자의 서명으로 로완 비센티의 이름이 적혀있다.
성 혼
(3?
캐림
(Yes................
성 혼
(선택 3을 고른다
진행
[책?]유독 얇은 책이다. 너무 얇아서 노트나 수첩인 줄 알았다. 표지에 아무것도 없다.
내용도 많지 않으나 문장 하나하나에 모두 까만색 펜-어느 것은 색연필이나 크레파스, 혹은 물감 같기도 하다-으로 줄을 그어두어 읽을 수 없다.
성 혼
(오...
캐림
(자세히 봐도 볼 것이 없나?
진행
~조사 종료~
캐림
(없구나..............
진행
리니얼 비센티는 입양됐다. 알고 있던 사실이니 그다지 놀랍진 않았다. 직접 그 기록을 읽는 것은 색다르게 다가오긴 했다. 다만 메르세데스는 자신의 어머니가 어떻게 입양되었는가 따윈 일분도, 아니 전혀 생각해 본 적 없다. 그냥 그런가 보다 했지. 그러니 창조 구역 출신이라는 건 눈에 띄는 정보였다.
창조 구역에 언제 가봤더라. 생각해 보니 나름 최근인데, 하필 그 사유가 이단체포작전이었다. 오십칠 년 전에 그 뭔가 비슷한 게...
메르세데스 비센티는 정말로, 이런 허무맹랑한 연결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태어나기 전 일을 깊게 공부하는 것도, 달달 외우는 것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다. 하필 그걸 달달 외우고 사는 사람을 가까이 둬서 이런 연결을 하게 된 것이 틀림없다. 부하가 허구한 날 역사적 사실 같은 걸 들먹여서 이렇게 된 게 분명했다.
사고가 이상하게 돌아가긴 했으나 메르세데스가 그 부하는 본인은 아니므로 그 이상의 연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 젠장. 지금으로썬 찾아갈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뿐이었다. 자리를 대충 정리하고 파일 하나만 챙겨 서재를 나왔다. 아직 귀가하지 않았을 테니 금방 찾을 것이다.
[안토니오]
안토니오
루키 리버트
얍
박태하
ㅎㅇㄹ
루키 리버트
말풍선? 자물쇠?
박태하
나한테 묻는거였구나
흠... 자물쇠!
루키 리버트
얍얍
느아아
진행
[1층 홀] 공간이 넓직하게 트인 인테리어로 집 내부의 구조가 어느 정도 한 눈에 들어온다. 현관 앞 바로 큰 거실이 있으나 현재 거실에는 아무도 없고, 계단 앞으로 큰아버지가 계신다.
루키 리버트
흠 자물쇠 부분 잠겨 있는 거면 큰아버지와 대화를 해야 하나
진행
(1층은 자물쇠 먼저 봐도 ㄱㅊ)
루키 리버트
(ㅇㅎ 그럼 자물쇠)
진행
[거실] 집의 중심을 차지하는 곳이자 손님맞이용 응접실로도 쓰인다. 다인용 소파와 일인용 소파, 티 테이블을 중심으로 화분이나 장식들로 꾸며져있다.
[수납장] 창가 앞에 있다. 꽃병과 시계, 장식품 등으로 꾸며진 수납장이다. 대부분 비슷한 분위기를 내는 장식품들 중, 이질적인 것 하나가 눈에 띈다.
루키 리버트
(이질적인 장식품 볼까)
박태하
(보자보자)
진행
[나무 조각상] 수납장 위 물건 중 가장 투박한 것이며, 또 이 중 유일하게 유리 케이스에 담겨있다.
케이스가 열리지 않아 자세하게 관찰하는 것은 어렵다.
손과 비슷한 크기다. 나무라는 점을 생각하면 나름 섬세하게 조각된 편이지만, 조각 기술이 뛰어나 보이진 않는다.
안토니오는 이 조각상이 제법 오래전부터 이 집에 있던 것을 기억했다. 하지만 정확한 시기를 추측하긴 어렵다.
루키 리버트
(흠 이제 말풍선 갈까)
박태하
(네넵. 말풍선도 보고 뭐 있으면 케이스 열어보자고)
진행
큰아버지는 안토니오가 다가가자 곁눈질 했다.
안토니오
잘 지내셨습니까.
큰아버지
오랜만이다. 별 일은 없지?
안토니오
괜찮습니다. 최근엔 큰 사건도 없고요.
큰아버지
그래,... 그건 그렇고, 메르세데스는 아직도 자리 이을 준비가 안 됐다 그러냐?
진행
실수였다. 인사만 하고 끝냈어야 했는데.
안토니오
제가 관여할 일은 아니라서요.
큰아버지
벌써 30년이 넘었다. 슬슬 자리 교체해야지. 네가 옆에서 언질도 좀 해주고, 응?
안토니오
어머니께서도 본인 의사에 맞춰주겠다고 하셨습니다. 때가 되면 알아서 하실 일입니다.
큰아버지
말이야 뭔들 못해? 리니얼도 이제 나이가 있는데.
그 앤 옛날부터 그랬어. 무슨 고집이 그런지. 결혼할 때만 해도 갑자기 웬 군인을 데려와선…
진행
앞으로 5분. 아니, 길어지면 10분 정도일까? 적당히 듣는 척을 하면 탈 없이 먼저 자리를 뜰 사람이다.
그와의 대화 흐름도 수십 년간 변함없다. 적절한 시점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대답하는 것쯤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큰아버지
그런데… 오늘도 에밀이는 안 온 거야?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계속 모임에 빠지는 것도 무례하지.
안토니오
인사는 제대로 못 드렸었지만 입관식 때 참여했습니다. 대신전에도 간 것으로 알아요.
조모님께서도 의무를 다하라고 가르치셨으니 반기실 일 아니겠습니까.
큰아버지
말이 그렇단 거지. ...정리라고 해도 네가 챙겨야 할 건 별로 없을 거다. 바쁠 텐데 적당히 둘러보다 가라
진행
큰아버지가 떠난 홀에 정적이 맴돌았다. 고장난 라디오를 꺼버린 것 같은 개운함도 동반했다.
큰아버지의 말대로다. 다른 가족들과 마찬가지로 안토니오가 이곳에서 할 일은 없었다.
사전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집안의 물건 대부분이 정리될 것이고, 남은 일부는 비센티가 맡는다.
자리 채우는 것 이외의 할 것은 없다.
~??어쩌다 이렇게 됐지? 꼰대 소리만 듣게 해서 미안합니다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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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오. 이게 누구야. 검사님?
안토니오
...
진행
집 크기에 비해 사람이 너무 많다.
사촌
여전히 이 구역은 사고 많이 나는 것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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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곧 아는 장면 나옴
캐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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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하고 싶은 말이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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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림
흥분 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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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아니. 반가워서 그렇지. 추기경 소식은 아직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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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리버트
오리맥주입력중 흥분max
진행
오리맥주 입력 중 땜에 터짐
매....ㄱ..주...
.......
캐림
오리맥주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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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그건 내가 답해줄 수 없는 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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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림
늘 저한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세요
매....ㄱ..주...
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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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그래, 그래… 언제는 답해줬다고. 그렇지만 이만큼 살았으면 우리끼린 좀 말해줄 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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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리버트
순간 맥주캐 난입하는 줄 알았다...
진행
그런데 그때 맥주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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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사촌
야, 너나 나나 똑같지. 추기경은 무슨, 신전 들어갈 일도 없는 거.
안토니오
그걸 하고 싶었으면 진작했어야지,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니라.
사촌
왜 이래. 너도 그렇잖아.
네가 그 집에서 하는 게 뭐 있어. 값비싼 창 놈 정도가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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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리버트
아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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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비센티
넌 내가 입 간수 잘하라고 말하지 않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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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술 좀 했습니다
성 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ㄱ..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박태하
우와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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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메르세데스의 얼굴을 확인하곤 잠깐 몇 마디 더 어물거리던 그는 영문 모를 소리를 하며 급하게 자리를 떠났다.
메르세데스 비센티
짜증도 안 내? 미련하게.
안토니오
틀린 말 한 것도 아니고.
메르세데스 비센티
야.
진행
안토니오가 떠난 자리에 잠깐 서있던 메르세데스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파일의 존재를 다시 떠올렸다. 여전히 신경 쓰였지만 그렇다고 아무 일 없던 듯 따라가서 질문을 할 만큼 뻔뻔하진 못했다.
이미 몇몇 사람이 떠나간 집안은 한층 더 조용해져서, 창밖 너머의 작은 바람 소리마저 들릴 정도였다. 안토니오는 2층으로 향했다. 돌아가기 전 어머니께 인사나 드릴 참이었다.
계단을 올라 2층 복도에 발을 들이자마자 이질감이 느껴졌다. 무언가 귀 옆으로 스쳐 지났다. 스쳐갔다는 인식을 하기도 전에, 다시 날아들었다. 착각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선명했고, 미향마저 느껴졌다.
꽃잎이 날렸다.
어딘가에 창문이라도 열린 건지, 큰 화분이라도 들여놨는지 같은 것은 고민하지 않았다. 명확한 이름은 몰라도 그 출처가 어딘지만큼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이건 그에게 익숙한 상황이다.
**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 그리고 제사장이 마을을 나간 지 일 년하고도 세 달째가 되는 날이다.
갑자기 밖에서 일을 보고 오겠다고, 못해도 일 년은 걸릴 거라던 그는 처음 몇 주 간은 소식을 보내왔다. 어느 구역, 어느 구, 어느 마을에 정착했고 얼마 후에 어디로 떠날 것인지 상세히 적힌 보고는 갈수록 간략해지고 그 주기도 길어지다가, 이제는 아예 연락마저 끊긴 지 두 달이 되어갔다.
어디서 뭘 하는지 몰라도 생사 여부만은 알 수 있었으니 망정이지, 그것조차 아니었다면 마을이 뒤집어질 뻔했다.
하나비
눈 내리기 전에 편지 하나라도 오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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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리버트
으으으으으으으ㅡ응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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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제사장, 그러니까 마을 대표 없이 평화를 이어갈 수 있던 것은 하나비의 능력이 큰 도움이 되었는데, 눈이 오면 그것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평소엔 힘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거대 나무숲 사이에서 마을을 숨겨 외부인의 침입을 막아왔다. 하지만 눈이 오면 새하얗게 변한 풍경과 눈 아래로 소리가 파묻혀버려 몇 배로 신경 쓰이고 힘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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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혼
ㅋㅋㅋㅋㅋㅋㅋㅋ
박태하
하하하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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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제사장 없이 두 번째로 맞는 겨울이다.
고작 산에 다녀왔을 뿐인데 벌써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하나비는 겨울 준비를 일찌감치 시작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마을로 돌아왔다.
하나비
...?
진행
해가 조금 일찍 저물기 시작했을 뿐, 아직 사람들이 귀가하기엔 이른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마을 광장에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혹여나 큰일이 있었나 싶어 잠시 긴장했지만 다행히도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오히려 밝고, 화기애애한…
제사장
하나비!
하나비
...
진행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댔던가. 그렇게 기다리던 제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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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리버트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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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어디 갔는지, 뭘 했는지, 연락은 왜 안 했는지 궁금한 건 많았다. 그런데 지금 제일 궁금한 건 말이다…
하나비
안고 있는 애는 누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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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리버트
아 근데 제사장님 외형 너무 취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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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제사장은 두툼한 이불로 감싼 채 겨우 얼굴만 내놓은 아이-걷기는커녕 기어다닐 수나 있을까 싶다-를 안고 있었다.
우리 마을에 그 정도로 어린애는 없다.
제사장
내 딸.
하나비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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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리버트
백발백안...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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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장
이름은 미아야.
진행
제사장의 대답은 하나비를 향했지만 시선은 하나비를 향하지 않았다. 하나비의 어깨너머, 혹은 그보다 멀리. 허공을 향하는 것 같기도 한 시선의 종착점은 명확했다.
처음 인지한 건 진동소리, 그 다음은 그게 휴대폰 울리는 소리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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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림
제 휴대폰인줄 알고 봣어요
매....ㄱ..주...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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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깜깜한 방에서 휴대폰 화면이 빛났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를 알 수 없는 번호를 띄운 화면 한구석에서 지금 시각이 4시가 지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안토니오
전화 받았습니다.
...
어디시라고요?
진행
[국가수사본부]
메르세데스 비센티
빨리 좀 오지.
진행
다섯시 오분이었다.
안토니오
무슨 일입니까?
담당자
아. 큰일은 아니에요. 관리 구역 들어가셔서. 징계도 따로 없고요, 그냥 절차상 책임자 한 분이 필요해서 그렇습니다. 서명만 해주세요.
메르세데스 비센티
다른 애들도 같이.
진행
담당 직원이 내민 서류에는 메르세데스 비센티와 피아 클라인, 포르테 아인베르츠의 이름이 함께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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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그 글케 됐다.
매....ㄱ..주...
단체로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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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어릴 때도 안 하던 짓을 나이 다 먹고 하네.
메르세데스 비센티
어. 진작해 볼 걸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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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하
메르세데스가 로위나를 곧 뒤집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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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아직 해가 뜨지 않은 도시에 적막이 감돌았다. 2주만에 날씨는 한층 더 추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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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ㄱ..주...
노빠꾸 킵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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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이후에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 건물 앞에 나란히 서있었다. 상대가 먼저 움직이기를 기다리는 것 마냥 드문드문 눈만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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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나 이렇게까지 웅장한 브금을 원하진 않았는데
main
안토니오
태워다 줘야 돼?
메르세데스 비센티
내가 어디 갔는지 알면서 왜 모르쇠야.
진행
안토니오는 시계를 확인했다. 출근시간까진 충분한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모든 대화를 하기엔 충분하지 않았다.
언젠가 해야 할 일임을 알았으나 그게 오늘일 줄은 몰랐으니 그에겐 시간이 좀 더 필요했다.
안토니오
밤 새서 다녔을텐데 오후에 다시 얘기해.
진행
그는 대답도 채 듣지 않고 먼저 자리를 떴다.
적막한 도시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00: 입동(立冬)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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